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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 이혼

버티고 있던 시간보다 더 힘들었던 그 이후

by 그릿 토리 2026.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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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처음 겪었을 때,
저는 이상할 정도로 멀쩡했습니다.

마음은 말 그대로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몸은 전혀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하고, 술을 과하게 마셔도
다음 날이면 그냥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 상황이 이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놓이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넘겨버렸습니다.

 


시간이 지나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저와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인연이었지만
사실상 같은 전쟁을 치르고 있던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저보다 더 오래 싸웠고
더 긴 시간을 긴장 속에서 보내셨습니다.

한동안 소식이 없던 그분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몸이 너무 아팠다”는 말 한마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유를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습니다.


외도를 겪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몸이 잘 버텨줍니다.

대신 마음이 먼저 무너집니다.
가슴이 조여 오고,
숨이 막히고,
감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닥을 칩니다.

그런데도 사람은 일어납니다.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켜야 할 아이가 있고,
놓을 수 없는 책임이 있고,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로
스스로를 계속 밀어붙이게 됩니다.

그 시기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전부 무시하게 됩니다.
아프다는 감각 자체가 사치처럼 느껴집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찾아옵니다.

모든 싸움이 끝났다고
마음이 인식하는 순간이 옵니다.

더 이상 준비서면을 쓰지 않아도 되고,
증거를 찾지 않아도 되고,
상대의 말 한마디에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시점.

그제서야 몸이 말을 걸어옵니다.

“이제는 좀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사실 몸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어야 했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늘 신경을 곤두세운 채 살았고,
감정을 눌러 담으며 하루하루를 버텨왔습니다.

그 모든 것을
정신력 하나로 억지로 끌고 온 것입니다.

그래서 끝난 뒤에 더 아픕니다.
싸우고 있을 때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때
몸이 먼저 내려놓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십니다.

이기면 후련할 것이라고,
정리되면 편해질 것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이상할 만큼 허무하고,
이상할 만큼 공허해집니다.

그동안 오직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모든 에너지를 그곳에 쏟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목표가 사라지는 순간,
마음에 커다란 빈 공간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때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붙잡고 있던 사람이
이제는 더 이상
나를 회복시켜 줄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깨달음은
마음으로만 아플 때보다
훨씬 깊고 오래 남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를 지나면서
사람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누군가에게 매달려서 버티는 단계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아플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쉬어야 한다는 필요를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게 됩니다.


누군가의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무너져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가장 오래 함께 가야 할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조금의 시간과 통증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동안 말없이 버텨준
제 몸에게
이제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고생이 많았고,
이제는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이 글은
그 시간을 지나고 계신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남기는 기록입니다.

지금 아프시다면,
그것은 다시 시작할 준비를
몸이 하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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